라면

Julius Chun – 담벼락

자랑하기 좀 쑥쓰러우나 나의 라면은 경지에 다다른 면이 있어서 이제는 그 신묘함과 깊은 맛에 매번 이직을 고민하게 될 정도이다.
한때는 너무 지겨워 잡스런 재료로 변화를 꾀해보기도 했고 물의 온도와 계란 사이 고민하다 정답을 못찾던 청춘도 있었고 다시 순수로 돌아가 물과 봉지 안의 그것과 온도만으로 면발의 극대화를 한없이 찾아 헤매기도 하였는데… 어머니들의 된장찌개가 맛이 있는 그 이유처럼 오랜 세월을 익혀 모종의 경쟁과 구도심마저 내려놓고 평온한 마음 가는 대로 물 흐르듯 끓여 기본 위에 마음을 더하니 닫힌 냄비 안에 재료들의 심포니가 들여 보지 않아도 손끝에서 느껴지는 경지에 가…감히 이르렀다 싶으다. 쿨럭. 아니면 단지 르크루제 냄비 때문인가? 여튼 허황된 재료를 배제하고 멸치와 마늘만으로 베이스를 만들어 라면 본유의 msg 를 완전히 평정하고 면이 석봉의 붓끝처럼 살아 숨쉬니 스스로 몹시 만족하는 바… 늘 꿈꾸는 라면집이 다시 고민이 된다.
맛이 없거나 돈이 없다면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라거나 돈이 없으신 분은 성공하거든 외상을 갚아주세요 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절대적인 서비스 마인드로 라면 지존의 명성을 얻어보고 싶다. 이 라면 레드 오션에 살고 있는 시대에 프렌차이즈를 내긴 어렵겠지만 좋은 시공간이 허락된다면 단돈 천원 정도에 이 라면을 세상 누구에게나 먹을 수 있게 하고 싶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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