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탓의 위험성

Julius Chun – 담벼락 2014년 5월 10일

세월호 사태에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사람이 많다. 자연재해도 전부 최고 통치자의 책임이라고 뿌리 깊은 나무 인가에서 세종이 그랬던가.
그 느낌은 물론 안다. 그리고 이번 사고 수습에 정부.. 라기 보단 무능한 시스템의 단면들이 대거 보였다는 점도 인정 안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고 통치자가 모든걸 도의적으로나마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고 반전이 숨어있다는 점을 얘기 안할 수 없다.
아마 세종도 알게 모르게 국민의 행복만큼이나 자신의 인기를 생각 안했을 수가 없다. 인기 있는 정치인만이 정치력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인기 없는 리더는 결국 무리수를 두게 되어 있잖은가. 결국 자기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자연재해까지도 자신의 인기에 영향을 미치고 일정 손익이 결정이 나므로 결국 그런 의미에서 책임을 안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국민만을 위해서라고 순수성만을 인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치는 그런거니까.
그러나 제한적인 목적으로 제한적인 권력만을 허용한 대통령에게 자꾸 이 나라 안의 모든 일을 사실상 방법불문하고 책임지라는 말은 더 큰 권력과 수단을 제공하자는 소리 밖에 안된다. 나는 이런 방향에 백프로 공감할 순 없다.
노통이 이미 경제가 너무 커져서 대통령이 경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너무나 정확하고 솔직하며 바람직한 발언 아닌가? 국민은 국민들의 사소한 아픔에 책임감 없어 보이는 대통령을 당시에 비난했을지 몰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경제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키려는 행태는 시대적 착오이며 월권이다. 정치적 사안들을 주어진 권한과 주어진 시한 내에서 최선을 다해 처리하라는 행정부 수장의 자리일 뿐 아닌가. 국민들의 감시 하에 현재의 상황을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상식적인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보도록 최선을 다해보라는, 일종의 차악책이 대통령제인데, 신이라도 된 양 모든 책임을 묻는다면 독재를 찬양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대통령도 당연히 잘한 것은 없으나 (개인적으론 현재의 대통령도 전혀 이해가 안되고 이런 사람을 뽑은 국민들의 시대 판단도 이해가 안된다만) 이런 시스템이 우리 주위에 숨쉬도록 허용한 국민들이 가장 큰 잘못이다. 우리 수준의 대통령을 뽑아 놓고 현재 우리의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기를 기대하는게 현실이고 어떤 의미에선 바람직까지 하기도 한 민주주의 본질 아닌가. 힘은 우리에게 있고 변화는 우리가 주도할테니 정부는 최대한 숨죽이고 할일이나 그냥 조심조심히 잘 하라. 이게 우리의 건강한 자유주의의 모습 아니었던가.
그래 그 할일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임은 사실이지만 이 사고를 정부가 생명을 해친 일로 몰아가는건 무리다. 심지어 너무 몰상식한 발언이어서 꼴통 노인네들이 좌빨을 논하는게 한숨과 함께 한편으론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 사방 팔방에 cctv 시스템을 만들고 허구한날 기업이고 개인이고 위험 인물을 관리하고 취조해서 위험을 근절하란 소리며 음주운전 걸리면 1억 벌금을 때리고 안전수칙을 안지키는 회사는 파산 시켜버려야 하는데… 절대 허용해선 안될 일이다.
안전은 우리가 먼저 지키고 상당히 공공재적 성격으로 최후의 사태에 경찰이나 소방서등에 기대는게 상식이다.
물론 해운업 내의 비리와 불합리하고 어리석었던 관행들은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관행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국민이 가장 큰 피해자이고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며 감시자가 되어야 하고 우리가 심지어 주체인 경우도 허다함을 인지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부탓하는건 방향이 안 좋게만 끝나게 설계 되어 있는 함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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