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Julius Chun – 담벼락 2014년 2월 1일

몰입지경, 무아지경 혹은 스탠스 상태, 러너스하이, 매니아의 경지… 어떤 표현을 쓰던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몰입이 강해 육감이 전부 바짝 서 있어 시공간 마저 잠식하고 과거와 미래까지 손바닥 안처럼 명료해 보일 때가 있다. 우리는 그런게 가능하도록 설계 되었음에 확실하다.
내가 익숙했던 그 트랜스는 몇달간 한가지 주제에 대해 파고들며 수많은 의견을 논문이든 칼럼이든 인터넷 리플이든 가리지 않고 흡수해 간단한 이치에 대한 손 끝에 닿을 듯한 감을 뿜어낼 때의 편안함과 확신감이었던 듯 하다.
영적 함양이 우리 삶의 과제라 해도 그에 가장 가까운 느낌은 정신의 함양일텐데 그 경지랄까 트랜스에 이르러 아우라를 고이 꾸준히 간직하는 것 그게 행복한 삶의 매우 중요한 조건이라 생각했다.
그 트리거는 각자가 다를텐데 결국은 어떤 노력의 일종이다. 많은 시간 독서실에 앉아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초원에 누워서도 불가능한게 아닌, 각자 고유의 관문과 자각의 통로가 있는게 아닐까. 삶이 답답할 때면 내 스스로 그 관문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안다. 매매를 하며 그런 트랜스에 닿고자 노력도 많이 하는데 그게 업계에서 얘기하는 뭐 메사끼 이런 것일 거다.
근데 그 단기적 감각은 프로 스포츠 선수의 영역이고 난 늘 짐 로저스 같은 혹은 워렌 버핏 같은, 혹은 자신의 업에 달통해 뭐든 말하는 대로 진리에 가까운 강연자들의 오오라를 동경했다. 음악이든 물리학이든 내가 즐긴 편안함은 그런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담론의 구조의 파악. 그런 것 아니었을까.
그런 이들을 접할 때마다 부끄러운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동경하게 된다. 저들은 지금 얼마나 평온할까. 난 지금 그 트리거에서 마저도 아주 멀리 있구나. 그 샘물이 그립다. 올해는 조금 더 내가 꿈꾸던 모습으로 살았으면. 간절히 바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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