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us Chun – 담벼락 2014년 3월 22일
성공한 인생에 대한 비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실패한 인생은 제법 구체적으로 그려놓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기가 싫고 매일이 발전 없고 똑같아서 지루하고 점점 주위 환경이나 인물탓으로 돌려가는 상황. 하루를 그냥 보냈다고 느껴지는 상황의 반복. 그런게 내가 생각한 가장 처하기 싫은 선배들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아침 짜증에 차 출근하는 내 모습에서 그것을 보고 말았다. 남의 거창한 모토는 귀에 안 들어왔었지만, 내 스스로 생각한 내가 허용할 수 없는 표현이 있는데 “어쩔 수 없다” 이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엄청나게 많지만 그에 대응하는 나의 자세가 어쩔 수 없는 획일적인 방식이어야 할 리는 절대 없는 법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든지 주위를 위해 혹은 대한민국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은 정말 스스로 용납 못할 비겁하고 냄새나는 삶의 변명이다. 어쩔 수 없이 용기 없이 생각 없이 살고 싶었는데 누군가 마침 다행히 잡스러운 합리화의 여지를 줘서 그러기로 고맙게 받아들였는데 뭐 남들도 그렇게 살고 넌 뭐 별다를 것 같냐라는 말로만 들리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그전까진 용기를 지키고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한순간 방심으로 나도 얼마든지 그런 케케묵은 정신 상태로 빨려들어갈 수 있음을 새삼 다시 느꼈다. 고로 매일을 마지막처럼 살 것이다. 열심히 라기 보단 행복하게 감사해하며 최선을 다하고, 냉철히 생각해 다른 길을 가야겠다면 그때 그런 결정을 하고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나 그렇게 받아들이는 어쩔 수 없이 약한 정신을 품고 살진 않겠다.
정신이 약해지면 도피를 꿈꾸는게 인간이다. 답은 대개 정면돌파 후에만 나온다. 아마도 성공은 실패보다 경우의 수가 적을 것 같은데, 톨스토이가 불행한 가정은 만가지 이유가 있고 행복한 가정은 한가지 이유 밖에 없다 했던 말과 같은 이유가 아닐지. 물질적인 어떤 기준보다도 스스로 행복하여 매일매일 에너지가 넘쳐 건강하고 쾌활한 것이 성공이리라 생각한다. 너무나 명백한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