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 하는 글로벌 투자 (1) 자산배분이라는 지긋지긋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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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자산배분이란 지긋지긋한 단어다. 그 이유를 과격하게 단순화하면, ‘잘 안되니까’ 가 아닐까.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라면 할 말들이 많다. “잘 안되는 이유는 이렇고 저렇고인데 그것은 고객님의 착각이고, 잘 몰라서 하는 소리고, 실제로 잘 안된다고도 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고, 위험을 생각해봐야 하고 분산투자도 해야하고 해외에도 자산을 좀 사야 안심할 수 있고 어쩌고 저쩌고 한데 참 고객들은 잘 모른다” 라고 말이다.

고객 중심이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쓰면서도, 고객이 ‘싫다’고 한 사실을 고객의 무지로 자꾸 변명하게 되는게 우리네 심보이긴 하다. 의사 입장에서 환자가 약 먹기 싫다고 하니 약이 고객에게 좋은 걸 모르니까 하는 소리라며 약을 강제로 먹였다고 해보자. 프로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환자가 약을 먹고 싶게끔 환자, 혹은 고객의 감성을 더 고려해보는 것이 서비스업의 요점이다. 내가 맞다고 들이대고 툴툴대는건 오만이다. 둘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지능이다. 고객이 행복하게 약을 삼키면 약의 효과는 수십배가 된다 (최소한 고객의 행복은 높아질 것이다). 기계적인 책 속의 얘기를 나불거리면 고객은 떠나고 나는 내 못난 자존심만 지키는 셈이 된다. 누구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 내 고집 더 쎄지는 거 외에는.

딴소리를 늘어놓고 있을 때 내가 고객이라면 “이봐요, 아 글쎄 아무리 해도 잘안되고 만족감이 없고 내가 행복해지질 않는다잖아, 내 말에 좀 집중해보라고” 라고 밖에 더 얘기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기로 글을 시작함은, 내가 느끼기에 지난 20년간의 금융 경험이 지속적으로 후져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고객 중심 사고가 점점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런 사고가 사라지는 이유는 20년 전에 금융의 ‘정보 비대칭성’이 어마어마했기에 고객이 알아서 잘 찾아와 굽신거렸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더 많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으며 금융인이 하는 얘기를 곧이 곧대로 믿고 숭상하며 불만족을 억누를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지만, 여하간에 이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다루기로 하자.

Dalbar 의 연구에 의하면 미국의 개인투자가들은 주식시장보다 평균 4% 이상 매년 손해를 본다. 수수료와 함께, 스스로 행했거나 자문인이 행한 실수들이 누적되어 그렇다고 한다. 국내 증권사 계좌를 보면 약 95%의 계좌가 마이너스 계좌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는 얘기는 예전 글에서 소개했다. 어쨌든 간에 금융 소비자의 만족도는 매우 낮다는 것이 팩트일 것이다. 또한 만족도가 높아질 희망도 별로 없는 것 또한 팩트이다. 해외에서는 서브프라임 이후 금융인에 대한 신뢰도가 마침내 추락하여, 급격한 핀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는 차마 추락할 신뢰도 마저 없는건 아닐지 가끔 생각해본다.

앞으로 몇주간에 걸쳐 가장 손쉽게, 성공적으로 장기투자를 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필자와 (주) 두물머리 팀이 오래동안 고민하여 정리한 결과인데, 여러 해외 계량분석팀 연구진의 자료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밝힌다. 이 내용들은 몇번의 ‘전술적 자산배분’ 세미나를 통해 여러 업계분들과 곱씹어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제껏 업계관계자들이 불가능하다고 치부해버린 관심 밖의 영역에 기여를 하리란 확신이 들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조건들은 아래와 같다.

  1. 자산이 증식할 가능성이 극대화 되어야 한다.
  2. 장기간에 걸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방법론이어야 한다.
  3. 시장 하락기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야 한다. 손실폭이 크면 포기하게 된다.
  4. 일반인이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만큼 간단명료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5. 하지만 장기적으로 반드시 실현되는 투자원칙들이어야 한다.
  6. 그러기 위해선 데이터로 검증이 가능한, 역사적으로 반복하는 현상이어야 한다.
  7. 역사적으로 반복되지만 헷지펀드나 기관들이 향후에도 악용할 수 없는 원칙이어야 한다.
  8. 10년간 투자 정책을 바꾸지 않아도 스스로 돈이 벌리고 있어야 한다.
  9. 많은 사람이 동시에 이용 가능해야 한다.
  10. 운용역에 따라 혹은 시장에 따라 따라 그때 그때 달라져선 안된다.

위의 10가지가 바로 고객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외면해온 목소리 말이다. 이 조건들 중 두세가지만의 조합을 충족하는 투자방법도 실은 흔치 않다. 10가지를 다 충족하려면 오직 한가지 방법 밖에 없는데, 그것을 우리는 전술적 자산배분, 혹은 글로벌 로테이션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 방법론은 일부 트레이더들 사이에선 100년 전부터 쓰였고, 대단한 성공을 불러왔지만, 개인들의 투자에 사용될 수 있는 학술적인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불과 10년 밖에 안된다. 논문 사이트 SSRN 역사상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Meb Faber 의 A Quantitative approach to Tactical Asset Allocation 이 이런 담론을 촉발시켰다. 전술적 자산배분은 향후 자산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확신하며, 특히 로보어드바이저에 꼭 필요한 능동적인 시장 대응에 대한 놀라운 해결책이라 로보어드바이저 2.0 의 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퀀트와 IT 가 만남이 금융의 세계를 진정으로 바꿔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긋지긋한 자산배분이나 금융투자 말고, 제대로 하는 투자가 시작될 것이란 희망이 든다.

그 이전에, 이 블로그를 읽고 간단하게 이 방법론을 이해하고 실행해볼 여러 얼리 어답터들을 위해 생각과 자료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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