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필요할까? feat. boolio

재무설계는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재무의 세계가 복잡한 면도 있고, 어려운 면도 있고, 처음 들어본 개념들도 있고, 설명도 필요하며, 때로는 위안과 격려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무설계사를 만나서 모든게 간명해지지 않는게 문제죠. 어려운 이야기 맞는 이야기를 잔뜩 듣고 나면 신뢰가 가지만, 결국 재무설계사가 모종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는 의심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재무설계사를 자주 못만날 것이란 느낌이 듭니다. 나의 설계사 나의 컨설턴트가 아니라, 세일즈맨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일즈맨들은 근본적으로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무설계는 크게 세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나의 자금계획입니다. 자금계획을 막연히 짜서는 안됩니다. 재무설계사와 상담하여 일단 무엇 하나라도 정해보는 것은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실제 나의 자금계획에 변화가 생긴다면 어설프게 짠 재무설계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금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유동성이라고 생각합니다. Exit plan 이랄까요. 인생에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숱하죠. 그런 변화들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중도 해지시에 불이익이 많은 상품을 가입하거나, 과도한 레버리지로 이상한 투자를 들어간다면 무엇보다 유동성과 유연성이 부족하여 아주 큰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언제든 변화의 여지를 가져갈 수 있는 재무계획을 짜야 합니다.

최소한 세개 이상의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보고 그것들에 각기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교집합적인 전략을 써야 합니다. 예컨대 45세에 은퇴하여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도 있고, 중간에 이민을 갈 수도 있다면, 세가지 경우에 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계획을 짜야겠죠. 이런 인생 계획은 철저히 스스로 고민하여 오랜기간 숙고하며 만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한술에 배부르려는 일회성 재무계획은 무리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에 레버리지로 투자하거나 장기저축 계획을 세운 덕분에 인생 계획을 대단히 제한적으로 가져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주위에도 많지 않나요? 그런 것이 나의 인생을 대변할 수 있는 계획인지 모질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공짜 수익률입니다. 수익률을 높이기는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수익률은 반드시 챙겨야겠지요? 재무 상황이 복잡하다면 세금을 교묘히 줄여줄 수 있는 세무 전문가의 도움이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중산층이라면, 다소 유동성을 경직시키더라도 연금저축계좌와 IRP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일반 펀드 투자를 하기에 앞서 연금저축계좌를 가장 먼저 채우시는게 무조건 맞습니다. 연금을 받을 계획이 아니더라도 연금저축계좌는 현재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자수단이 아닌가 합니다. 이에 더해 IRP 로 연 700만 원까지 세액 공제를 받으시고 기왕이면 추가 납입하여 세제이연 효과를 누리셔야 합니다. 세금을 늦게 냄으로써 그 전에 복리효과를 톡톡이 챙겨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이야기들은 검색을 통해 공부해보시면 대충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세번째 부분은 일반적으로 잘 못 듣는, 재무설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익률이지요. 특히, 수익의 질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계획해도 수익의 질이 좋지 못하면 말짱 꽝입니다. 안하느니만 못한 것이 어디있겠느냐만 때로는 정말 안하느니만 못한 투자를 많이 목격합니다.

그럴싸하게 저축만 열심히 한다고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여러분이 -40% 이상의 손실을 볼 확률은 거의 100% 입니다. 20년 이상의 투자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시장 폭락을 두번 이상 경험하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008년이 기억 나시죠? 모든게 반값, 1/3 값이 되고, 회사는 줄도산하고 대형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칩니다. 이런 것을 불확실성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장기 투자에서는 확실성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 확실히 실패하는 재무설계가 될 것입니다. 막연히 모든 것이 평화로울 것이다, 막연히 연 5~8%를 벌 것이다, 라는 생각은 도대체 얼마나 순박한가요. 제가 예언해드리겠습니다. 순박한 투자자는 무조건 -40%를 경험할 것이고, 대부분은 그 최악의 순간에 투자를 포기할 것입니다.

이런 질문을 설계사들이나 금융인들에게 하면 이런 답변을 듣습니다. ‘국내 최고의 금융인력들이 만들어준 포트폴리오로 운영하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다 서울대 연고대 나온 수재들이 만든 것이다’. 개뿔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여러분이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 우수한 포트폴리오의 99%는 앞으로 20년 안에 -40%를 아주 확실하게 실현할 것입니다. 물론 -40%를 경험하고도 수익이 날 수 있겠죠. 하지만 -40%를 피하지 않고는 의미 있는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연 8% 씩 벌다가 한번 -40%를 경험하면 그 돈을 복구하는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2008년에 손실난 계좌들이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숱합니다. 얼마나 피눈물 나는 일인가요.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들이 국민의 돈을 수업료로 사용하였지만 제대로 배우지 않았습니다. 투자는 장난이 아닙니다. 앞으로 영원히 평화로운 시장이 이어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 없는 이야기들을 믿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예금성으로 저축해둔다고 다 해결될까요? 그 역시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예금에 넣어둔 돈은 반드시 물가상승률보다 수익이 낮습니다. 저축해둔 돈이 노후의 실질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만 원하는 물건이 20년 후에는 1.8 만 원입니다. 20년간 예금에 묻어두면 지금의 만 원은 1.5 만 원이 채 안될 것입니다. 시간은 복리를 약속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복리에 우리의 시간을 팔아버리면 100% 확실성을 갖춘 투자 실패가 되어 버립니다. 투자의 질이 안 좋은 셈이죠.

결국 일부 위험자산을 가지고 가되 정교하게 계획된 투자 전략을 통해 유리한 순간에 투자하고 불리한 순간을 피해가야 합니다. 다른 방법들이 그럴싸 해보여도 실제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투자를 잘 한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은 자산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작정 아무데나 묻어둔다고 자산가격이 상승하지 않습니다. 90년대 초에 일본에서 주식을 샀다면 아직까지 반토막입니다. 이런 일이 닥치면 삶의 의욕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이 점이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펀드 매니저의 학벌이나 금융기관의 규모를 믿지 마시고, 본인의 열과 성을 다한 고민을 통해 어떤 투자 방법론이 돈이 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바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어 줄 선택이기 때문이죠. 이런 것을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점 영업직이나 설계사들은 물론이고 펀드 매니저나 금융기관 리서치 센터들도 전문성이 매우 부족합니다. 본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트레이더였다면 우선 스스로 부자가 되었겠죠. 그런 전문성이 없어도 영업에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다들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심각한 일입니다. 오죽하면 금융인들이 숭배하는 학계의 대표적인 이론이 ‘랜덤 워크 이론’ 입니다. 시장은 무작위 하기 때문에 아몰랑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것입니다. 소극적이다 못해 모멸적인 접근 방식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편의를 위해 맹신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죠. 시장이 무작위한게 맞다면 펀드 매니저들 다 짤라야 됩니다. 어차피 펀드 매니저들도 시장을 잘 모를 것 아닙니까. 실제로 대다수 펀드 매니저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장이 무작위한 것이 맞을까요? 아닙니다. 그냥 실력이 형편 없는 펀드 매니저가 대다수라는 이야기입니다. 왜, 부자들은 항상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아가지 않습니까. 시장이 진짜 무작위하면 부자도 없어야죠.

공부를 충분히 해보시고 불리오의 방법론도 꼭 검토해보시길 바랍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수백편의 논문과 백년치의 글로벌 지수들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백번을 재검토하여 구현한 방법론으로, 일단 이해하고 나시면 일반인이 활용하기에 최적입니다. 연금저축에도 쓰시고 IRP 에도 쓰시고 퇴직연금에도 쓰세요. 두번 쓰세요. 손실은 -10%에서 막고 수익은 최대 25% 정도로 매년 꾸준히 쌓아가는 전략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수익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가장 중요합니다. 나머지는 다 도와주는 역할일 뿐입니다. 재무설계사가 있으시다면 불리오의 글을 읽으라고 멱살을 잡고 시키십시오. 불리오의 전략 위에 그들의 능력을 얹으면 훨씬 더 효율적인 재무설계가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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