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Coach

performance coach 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특히 심리나 태도가 어마어마한 재무적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더들에게 꼭 필요하죠. 스포츠 선수들도 많이 고용한다고 합니다. 선수들은 그나마 코치를 믿고 운동으로 몸을 풀어 슬럼프를 극복하는 경우들이 많죠. 트레이더들은 연습을 할 공간이 거의 없어서 이러한 심리상담을 많이 받습니다. 왜 늘 하는 실수를 반복하는지, 무엇이 무의식적으로 나의 행동을 제약하는지, 무엇을 해야 집중력을 잘 쏟아부을지, 그런 얘기들과 함께 약간의 고민상담 및 스트레스 토로의 창구가 되겠죠?

트레이더로 생활할 때 저도 퍼포먼스 코치를 많이 필요로 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대충 가내수공업으로 해결했죠. 사수가 부사수를 달래주고 상담해주고 얼러주면서 해결하는 거죠. 좋은 상담사를 못 만나면 사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헤매일 수 밖에 없는 다소 원시적인 방법이었습니다만, 저의 경우엔 그럭저럭 잘 먹혔습니다. 낯이 두꺼워 여러 형님들을 찾아다니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사수도 훌륭하셨구요.

어릴때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상담사’ 분이 계셨습니다. 교직원들과 교장 교감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오로지 학생들만을 생각해주는 분들이었습니다. 요새는 한국에도 있지 않나요? 정해준 대학을 진학하라고 겁박해야 하는 입장의 한국 담임 선생님과는, 무엇보다 ‘입장’이 달랐겠죠. 오로지 좋은 상담을 많이 해주고, 학내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끼게 해줄 목적으로 앉아 계시는 분들이었습니다. 방에는 사탕도 잔뜩 놓여있어 마음이 편안해졌던 것 같습니다. 딱히 아주 어릴 땐 아니었는데도 포근한 마음이 들었죠. 사춘기다 보니 사탕만 낼름 먹고 형식적인 이야기만 하곤 했었지만요.

그러나 어쨌든 누구에게나 이런 상담사는 필요합니다. 트레이딩을 잘 못하는 상담사여도, 트레이더를 도와줄 수 있고, 운동을 잘 못하는 상담사여도, 스포츠 선수를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 생활의 끝에는 기술보다 심리적 문제가 항상 결정적이니까요.

그래서 우리 모두도 상담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생도 필요하고, 신입사원도 필요하고, 임원도 필요하고, 자영업자도 필요하고, 신혼부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남을 느끼고, 남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존재들 아닌가요.

언젠가 트레이딩 본부를 차린다면 그런 상담사를 꼭 고용하고 싶었습니다. 권위나 직위와 전혀 상관 없는, 오로지 상담을 잘 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 말입니다. 좋은 사수나 뜻 맞는 술친구에게만 이런 중요한 역할을 모두 맡기기엔 너무 위태한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체계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 구멍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나 자신을 바라볼 인간다운 거울이 하나 필요합니다. 혼자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언젠가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를 물어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생각의 흐름이 옆으로 새는 것을 막아줄 수가 없기 때문에.

저는 국내에도 각종 코치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전문가들은 항상 찾아가기 무섭고, 한두마디 섞다간 엄청난 영수증이 달릴 것 같습니다. 심리 상담사를 찾아갔다간 자칫 훗날 정신치료 받던 사람으로 낙인 찍힐 것만 같죠. 의사를 찾아가면 내가 모르던 불치병을 판명 받을 것 같은 두려움 마저 있습니다. 자신을 비춰줄 코치들의 거리감. 왜 이런걸까요. 결국 술자리를 찾아 헤매게 만들곤 합니다. 그 효과가 적잖이 있기 때문인듯 합니다.

학생들과 얘기하다 보면 대부분의 대학생은 ‘진짜로 원하는게 뭐니’라는 질문을 심도 있게 받아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웠니. 그것이 연애든 여행이든 게임이든 한번 얘길 해보자, 그 안에 미래의 흔적이 있을테니’라고 물어보면 갸우뚱 갸우뚱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평생 생각해본 적 없는 이야기들을 끝없이 풀어놓기도 합니다. 즉,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만, 우리에겐 모두 코치가 필요합니다. 인터뷰를 던지는 기자도 필요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삶을 되짚어볼 말벗들이 필요합니다. 웃음만으론, 혹은 심각한 논쟁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것들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깐요.

당장 그런 코치를 찾을 수 없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코치인양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그것을 물어봐준 친구에게 아주 큰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고마워, 이런 질문을 해준 사람은 너 밖에 없었던 것 같아’라며 말이죠.

누군가에게 그런 코치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왜 투자를 하는지, 어떻게 투자하면 될런지, 그런 이야기 밖에 잘 몰라서 그런 이야기라도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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