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오가 세계 최강의 투자론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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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달간, 불리오의 투자 방법론을 열심히 설파하고 다녔습니다.

대형사에게도 설명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삼성화재 일반계정 운용팀 부터 NH, 신한생명, 신한금투, 미래에셋 등 각종 증권사 등 많은 곳에서 궁금해하셨고 듀얼 모멘텀 및 글로벌 로테이션 등의 의의를 전달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나름 이 방법론을 국내에 전파하는데 열심인 한 팀이라는게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많은 ‘전문가’를 만나보니 절반 정도는 이 방법론의 묘를 잘 이해하셨고 나머지 절반은 전혀 엉뚱한 소리만 하셨죠. 그럴 것이라 생각은 하고 갔습니다. 기존의 투자론의 그림자는 지배적입니다. 그런 것을 맹신하는 분들이 많으니 투자업계가 감동보다 실망을 많이 줬겠죠. 하지만 솔직히 생각컨대, ‘그런 것’을 맹신하는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제대로 알고 신념하는 방법론 조차 없다는게 문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순간 되는 대로 들리는 대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또 그런게 정석이라고 안일하게 믿어버리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통일된 방법론도 일관성도 없이, 그냥 “10년 운용하며 끝없이 실패했지만 원래 운용이란게 그렇게 어렵다, 내 주위에도 성공한 사람 아무도 없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되겠냐, 할만한 건 나도 다해봤다” 라는 수준의 자랑(?)만 실컷 들었죠. 심각한 경우엔 ‘트레이더 같이 꾸준히 버는 사람들이 존재하긴 하겠냐, 그런거 다 거짓말이다’라고 믿고 계시는 분들도 숱했습니다. 그렇다면 본인은 왜 운용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무식은 용서해도 전문가의 패배주의는 존중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의 돈을 운용할 기본적인 열정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쓴소리는 특정한 누군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니 기분 나쁘게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불리오의 방법론이 솔직히 제가 가진 투자론의 최고 묘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리오를 만들면서 절반의 힘은 영구불멸하며, 절대적 다수가 동시에 사용해도 되며, 손실 가능성이 매우 적은 방법론을 만드는데 집중하였고, 나머지 절반의 힘은 일반 대중에게 과연 어떻게 설득하고 ‘떠먹여 드릴 수 있을까’ 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쉽고 간단하며 직관적이고, 동시에 따라 하기 쉽고 편리하며 장기적으로 귀찮지 않게 지속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죠. 결국 투자는 ‘실천’하는게 90% 입니다. 실천할 수 없는 방법론은 제 아무리 우수해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워런버핏을 존경하여 직접 쓰신 글을 대부분 읽어봤습니다. 때론 경영적 판단을 할 때에도 참고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이 시대의 투자/경영 천재이시죠. 워런버핏의 수익률은 단 한 클릭이면 100% 모방이 가능합니다. 그의 모든 투자가 버크셔 헤더웨이 주식 가격에 100% 반영되어 있고, 그의 자산의 100%가 곧 그의 회사 주식이기 때문입니다. 주식만 사면 버핏을 공짜로 고용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각만큼 따라하지 않습니다.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실천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을 저는 고민해봤습니다. 왜 천재 버핏마저 대중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데는 실패한 것일까. 그의 모든 이야기는 지혜와 촌철살인이 넘쳐나고, 이해하기 쉬우며 보편적인데다가 심지어 재밌기 까지 합니다. 그러나 투자를 따라하다 보면 3~4년에 걸쳐 수익이 안나기도 하고 때론 큰 손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법이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습니다.

더 쉬워야 합니다. 더 손실이 안나고, 더 안정적인 수익이 나야 합니다.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심리적 편리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런 고민들을 불리오에 다차원적으로 녹여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최강의 알고리즘을 만들라고 한다면 불리오가 그 궁극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 50%를 벌 수 있는 알고리즘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단, 10년에 한번은 -80% 를 각오한다면 말이죠.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알고리즘이 성향에 훨씬 잘 맞을 겁니다. 1억으로 시작하면 10년 만에 50억이 되었다가 한해쯤은 -40억을 잃기를 반복하는 투자, 누군가는 그런 기회를 원할 것입니다. 다만 그 정도 수준의 알고리즘은 다수에게 줄 수가 없습니다. 극소수의 부자들만 모아 투자하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식의 운용이 제 커리어에도 좋습니다. 5년 연속 50%를 벌면, 리스크를 떠나서 투자계의 신성이 될 수 있겠죠. 그리고 한번쯤 크게 말아먹어도 세상이 용서해줄 것입니다. 다시 9년을 연속으로 벌면 더 운용보수로 큰 돈을 벌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자계에선 10년 레코드를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최근 3년만 잘하면 슈퍼스타가 됩니다. 그런 알고리즘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면 제가, 저희 팀이 그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주어진 제약 조건 내에서 최강 알고리즘을 만드는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생겨나야할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설명한 연 50% 벌고 10년에 한번 80% 손실나는 투자는 연평균 복리 수익률이 25% 수준입니다. 버핏이 위대한 점은 이 정도 수익률을 수십년 유지했기 때문이죠 – 훨씬 안전하게)

그런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으면 당장 만들어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불리오를 6배 레버리지로 투자하시는 분들은 매년 50% 이상을 벌 것이고 많아야 십년에 한번 -60% 정도 손실을 보실 겁니다. 이미 위에 말한 알고리즘보다 불리오가 더 좋습니다. 수익의 폭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요. 왜 안만드냐 묻기 전에, 무엇을 가지고 알고리즘의 우위를 평가할 것인지부터 관점을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불리오는 이런 레버리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이렇게 투자하시는 분이 있다고 들었지만 일반적으론 권하진 않습니다. 불리오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랫동안 신경 쓰지 않고도’ 스스로 작동하여 벌 수 있는 수익률과 각오해야 하는 손실률의 극상의 조화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극단적으로 더 큰 각오를 할 수 있다면 역시 불리오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다만 현재 1% 수익률도 못 올리고 계신 분이 수백만명에 달한다는 점에 더 집중했습니다. 이 수익률을 8%로 올려준다면… 그 8% 를 위한 투자 중에 가장 안정적인 대안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수천개의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분산투자의 끝판왕 하이일드 펀드보다, 수천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해 최적을 뽑는 구조화증권의 끝판왕 ELS 보다,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론은 없을까를 고민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입과 청산을 분초 단위로 분해하고 더 많은 자산군을 쓰고 리스크 관리 기법과 레버리지를 자유자재로 쓴다면 불리오 보다 훨씬 강력한 것들도 수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아는 모든 기법을 다 녹여낸다면 헤지펀드로 먹고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꽤 스타성 있는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십년간의 소원이 아시아 최대의 헤지펀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밥 먹고 그런 전략만 만들었고 그런 경험만 쌓았습니다. 최근에야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더 큰 세상으로 왔습니다. 헤지펀드가 사회에 주는 파급력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파급력이 수백배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동등하게 가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는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저희의 KPI 는 더 큰 자금을 더 높은 수익률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삶에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정성을 다해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야기가 다소 이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이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만약 수십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노후를 대비하고 자녀를 교육할 자금을 마련함에 있어 훨씬 안정적인 방법론이 마련된다면 말이죠, 그 자체로 우리가 자녀 교육을 계획하고 노후를 계획하는 생각과 태도가 얼마나 바뀔까요. 우리 사회 전체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기대어 자본을 축적해간다면, 우리가 사는 일상은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요? 서로를 대하는 모습, 돈을 대하는 모습,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모두 바뀌지 않을까요? 결혼과 대학과 취업에 대한 생각까지도 바뀔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런 상상을 할 때 즐겁습니다. 실제 저희가 그런 꿈을 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하루하루 그런 상상의 일선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삶을 즐겁게 합니다.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누군가 우리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2017년에 해나가는 것은 저희가 하지 않으면 해줄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저희에게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록 이 투자론 전체를 서비스로서 활용하지 않으시더라도, 응원해주시고 힘을 보태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마음 편한 투자가 필요할 땐 저희 같은 팀들이 많이 늘어나서 여러분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리오가 세계 최강의 투자론은 아니지만.”의 2개의 생각

  1. 대표님이 하시는 생각을 읽게되니 불리오로 투자하는 데 한층 안심이 됩니다. 믿고 장기적으로 투자해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동시에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좀 더 깊이 알고,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것을 얻으려면 무엇이 좋은 것인지 가려낼 수 있는 눈이 필요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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