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자산?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란 얘기 때문에 투자해두신 분들이 많다. 아는 분들 중에서도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 그럴때 내 답은 정해져있다. 비웃음 받을 각오로 얘기하자면, 나는 원달러가 700원 가는 것도 순식간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심하게 본다면 20년 안에 200원 갈 수도 있다. 아니면 말고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거시경제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들을 모두 검토하는 일이다. 200원 갈 가능성이 달러화가 1300원 갈 가능성보다 적은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달러화가 5000원 (5배 강세) 갈 가능성보다 200원 (5배 약세)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물론 둘다 매우 적은 가능성이지만.

700원은 그냥 외환 자체가 워낙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거시 경제는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대부분 돌아보면 하루 아침에 변한다.

달러화 박스권 베팅하시는 분들이 주위에 많이 계시다. 1100원 하반에서는 무조건 사고 올라가면 파는 식이다. 박스권 매매는 시장만 하루 종일 보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레버리지를 섞어서 쓸만한 전략은 아니다. 세상은 항상 뜻밖의 돌파와 추세로 이뤄져있는데, 한번 돌파하고 나면 물을 타야 할지 손절 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빠지면 계속 산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몇몇 지인들에게 말리고 싶었지만 박스권 매매를 하는 사람을 말리는 것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펀더멘탈로 본다면 달러화는 역대 최대의 버블 스토리 중에 하나다. 나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지식인들도 상당수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식자 뿐이랴, ‘버블’이라고 규정하진 않지만 미국 정치인들도 매우 실감하고 있는 일이다. 어떻게든 달러화 강세를 풀어내는 것이 트럼프의 운명이기도 하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여튼 간에 미국 정치계와 더불어 경제계도 달러화를 약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아주 아주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다만 부드럽게 전개시키기 위한 전술들을 사용할 것이다.

달러화 탈피에 대한 노력이 정말 막강하다. 거대한 버블이다 보니 풀어내는 과정도 훗날 돌아보면 엄청난 드라마가 될 것이다. 그 가장 선봉에 선 것은 말하나 마나, 암호화 화폐가 아니겠는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간에, 그 근본은 달러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도망치고자 하는 것이다. 금, 은을 대체할 수 있는 달러화 대체자산으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달러화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경제적 성장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몇가지 복잡한 장치로 인해 어거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인데, 그 핵심은 ‘의존증’이다. 남들이 의존하기 때문에 나도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의존하지 않자니 달리 의존할 데가 없었다. 의존에 의존이 이어져 일종의 가상화폐로서의 가치 폭등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상 자체가 5년 10년을 더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년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달러화의 가치 상승에는 여러 국가와 그 독재자, 지하세력들의 수십년간의 달러 사재기라는 수급이 있어왔다. 더이상 사서 잴 수 없을만큼 달러를 긁어모아 창고에 재놨다. 전세계에서 달러가 가장 확실한 지급 수단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하지만 재는 것도 한계가 있다. 특히나, 훨씬 더 편리하고 가벼운 어떤 것으로 재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지금, 수급의 방향이 달라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큰 수급은 엄청나게 미세하고 다양한 마이크로 수급의 변동에서 일어난다. 참여자가 많은 만큼 추세가 크고, 흐름이 바뀐 후의 추세도 크다.

어쨌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세계에 가장 힘 있는 자들이 달러 약세를 원하는 타이밍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힘 없는 사람들은 달러를 잔뜩 들고 있다.

달러가 약세가 되면 미국 국채가격도 강력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달러 강세에 편입해 거대한 자금을 빌려뒀기 때문이다.

달러자산이 아니라, 원화가 아닌 해외 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다. 뭐가 됐건 중화권 자산에 투자를 일부 해놔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전세계에 골고루 투자를 넓혀놔야 한다. 우리나라의 리스크도 만만찮기 때문에. 또한 해외 투자는 우리나라에서 성장동력이 발생하지 않을 때 우리 사회를 지켜줄 강력한 금융 에너지다.

그러니, 우리나라 보다 미국이 무조건 낫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미국 주식은 보기 드문 강세장이지만, 그렇다고 달러화 자산이 마냥 다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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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자산?”의 4개의 생각

  1.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2020년대 초중반 경에 금융위기가 한번더 올것같은데
    그리되면 달러인덱스가 하락해도 달러대비 원화는 1500원 이상으로 가는 약세가 나오지 않을까요?
    저도 금융위기 전에는 달러환율이 700원이나 6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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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천영록 대표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가 걱정되는데, 달러/미국채/금 이외의 해외 안전 자산이 무엇이 있을까요?
    엔화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좋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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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쎄요 무엇으로 인한 달러 약세인지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만. 엔화나 위안화가 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때 그때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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