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아들아, 자본 시장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거라.

딸아 아들아, 자본 시장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거라.

자본 시장, 일반인에게 너무나 와닿지 않는 개념이지. 너희가 자라나서 언젠가 큰 일을 하고자 한다고 해보자. 5억 원을 빌리거나, 5억 원을 투자받고 싶다고 해보자. 자본 시장이 크면, 그 금액을 빌리거나 투자 받기 쉽다는 의미야. 돈을 아빠한테 빌려야한다면 아빠가 가진 돈이 너희에게 빌려줄 수 있는 금액을 결정하겠지만, 사회 전체에선 자본시장이 그 역할을 해. 자본 시장이 작다면, 500만 원도 빌리기가 힘들 것이야. 자본 시장이 매우 크다면 어쩌면 너희의 꿈과 실력에 맞는 수백억 혹은 수천억 원의 돈도 쉽게 빌리거나 투자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

집안 자본시장.jpg

자본시장이란 이렇게 돈이 움직일 수 있는 생태계이고, 그 규모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너희에게 돈을 빌려줄지 말지를 검토할 수 있는 생태계라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그 생태계 안에서 준비되어 있는 금액이 크다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테지. 이 두가지가 자본이 필요한 사람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야. 자연히 그 규모가 크면, 더 많은 사람에게 적재적소에 돈이 투입될 수 있고, 뛰어난 기업가는 그 돈을 통해 더 큰 사업을 벌여 돈을 벌 수 있게 된단다.

예컨대 너희가 남들은 모르는 금맥을 찾아 5000억 원을 벌 수 있을 거 같은데, 당장 1000억 원을 빌려야 된다고 해보자. 자본시장이 작으면 투자자들이 그 사업의 타당성을 믿는다 해도 돈을 구해다줄 수가 없어. 그러니 너희는 큰 자본시장을 찾아가야 하고, 큰 시장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너희는 그 돈을 필요로 하는 입장 뿐 아니라, 돈이 많이 남아서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해줘야 하는 사람의 입장도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위의 사례에서는 1000억 원을 준비해온 사람이 그 금맥을 쉽게 차지할 수 밖에 없겠지? 돈이 많은 사람이 더 쉽게 돈을 버는 이런 사회적 구조를 ‘규모의 경제’라고 부르는데, 특히 자본시장에선 흔한 일이다. 방금 너희가 5000억 원이란 숫자를 접했을 때 ‘나랑 상관 없는 금액이다’라고 생각했듯, 대부분 사람들은 큰 금액을 어떻게 투자해서 불려내는지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관심 조차 없어. 관심 있는 전문가가 많은 조직은 쉽게 돈을 불릴 수도 있어.

금융이란 이런 자본시장 안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업이란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쉬운 금융은 여럿의 돈을 모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프로젝트에 똑똑하게 투입하는 것이지. 국내에 투입해도 되고 국외에 투입해도 돼. 그러면 투입 받은 사람도, 투입한 사람도 혜택을 보게 되겠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모두 금융이야. 양쪽이 모두 이길 수 있도록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것이지. 전문적인 금융인은 이런 일들을 통해 기존에 없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단다.

주식 시장 같은 곳도 사실은 이런 금융의 연결선 상에 있어. 기업가들이 자본을 조달해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데, 자본을 조달하는 규칙을 조금 더 분명하게 해둔 것이 주식 시장이야. 그러니 기업들은 돈을 더 조달하기 쉽고, 투자자는 돈을 투자하기 더 쉽지.

주식 시장에서 투자나 투기를 하기에 앞서 가장 깊게 이해해야할 부분이 이러한 돈의 생태계란다. 결국 그 돈은 자원을 상징하고, 자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오고 가는 것이거든. 그러니 투자나 투기가 꼭 남에게서 돈을 경쟁하듯 따오는 것 뿐이라 생각하면 본질을 이해하기 힘들어. 왜 투자가 성공할 수 있는지 이해를 못하는 것이다. 투자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재주와 기회를 믿고 자본을 임대해주는 것이란다. 때에 따라선 내 투자 지분의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는 것이고.

소위 자산배분이란, 해외의 여러 거대 ‘자본시장’ 그 자체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란다. 물론 하나의 자본시장 내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가 어디인지를 찾아내는 작업도 필요해. 모든 기회가 똑같은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런 기회들을 찾아낼 전문적인 능력이나 여유가 없다면,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최소한 전체 자본시장이 성장하는 평균적인 수익률은 계속 챙길 수 있잖아. 근본적으로 자본시장은 계속 성장해가기 마련이거든. 그 안에서 땀 흘리는 모두의 노력을 평균적으로 받을 수 있어. 다만 자본시장들이 분리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씩 수익률이나 특성들이 다르게 마련이거든. 그런 자본시장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

그 의미를 깨닫고 난다면 자본시장 안에 있는 최고의 기회들을 찾아내는 일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어떤 기회는 콜럼부스가 미대륙을 찾아가는 것만큼 위험하지만 또 그 의미가 크고, 어떤 기회는 동네에 치킨 집을 내는 친구를 도와주는 투자라 기회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어. 성공한 기업가가 체인점을 내는데 은근슬쩍 투자할 수도 있지. 이럴 땐 리스크가 매우 적을 수도 있는 거잖아?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재능은, 숨겨진 기회를 찾는 능력과, 그 생태계에 있는 위험들을 이해하는 것이야. 기회를 찾는 것은 발품과 인연, 독서 등으로 이뤄져 있다면, 위험을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지적 활동이지.

아빠가 하는 일은 이런 전문성을 가지고 많은 사람에게 어느 자본시장에 투자할지를 알려주는 일이란다. 그렇게 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고효율의 투자를 할 수 있고, 돈을 받는 자본시장 자체에는 더 건강하게 돈이 돌게 돼. 아주 건강하고 활발한 시장에 투자한다면 돈이 잘 쓰이게 될 것이고 돈도 많이 불어나겠지. 세상의 위대한 기업가들에게 골고루 돈을 투자하는 것을 도와주는 셈이 된단다. 결국 사회 전체에 좋은 일이 아니겠니.

너희들이 금융인이 될 필요는 없지만, 세상에 이렇게 거대한 자본시장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그것은, 세상에 그만큼 큰 규모의 기회가 있고, 기회를 찾는 자에게 투자하려고 기다리는 자원이 있다는 의미란다. 너희와 상관 없는 세계라 생각하지 말고, 너희가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주머니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마치 아버지의 주머니에 몇천억 원, 몇조 원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듯 말이야. 너희의 기회는 그런 의미에서 무한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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